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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왜 영화 제목이 “글라스 어니언(글래스어니언)” 인가?

by 인생건축가 이동건 2023. 6. 23.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며 믿고 싶은 걸 믿는다”
이 오래된 격언은 최근 뇌연구를 통해서 사실임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우리뇌에는 필터가 있어서 무의식적으로 정보를 선별한다고 합니다.  사실, 거창한 뇌과학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종종 상대방이 ‘본인이 듣고 싶은 데로 들었구나’ 라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 뇌에 ‘필터’가 있습니다. 직접 봤던 기억조차도 필터를 통해 왜곡되어 저장됩니다.  그래야 나의 신념과 기억이 일치하게 되고 마음이 괴롭지 않기 때문입니다. 필터는 그래서 편리합니다. 만일, 그 신념이 깨진다면, 혹은 그럴 이유가 없어지는 순간,  ‘필터’는 또 편리하게 사라집니다.

*이글은 영화 [글라스 어니언,글래스어니언]의 스포가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
브누아 블랑이 라이언 존슨 감독의 새로운 살인 추리극에서 겹겹이 쌓인 미스터리를 파헤치러 돌아온다. 이 대담한 탐정이 새로운 모험을 펼칠 장소는 그리스 섬의 호화로운 사유지. 그러나 그가 어떻게, 무슨 이유로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부터가 무수히 많은 수수께끼의 출발점이다. 블랑은 억만장자 마일스 브론의 초대를 받고 해마다 열리는 모임에 참석한 각양각색의 친구들을 만난다. 초대된 사람은 마일스의 전 동업자 앤디 브랜드, 현 코네티컷 주지사 클레어 디벨라, 최첨단 과학자 라이오넬 투생, 모델 출신 패션 디자이너 버디 제이와 그녀의 성실한 조수 페그, 인플루언서 듀크 코디와 여자친구 위스키 등이다. 이들 모두가 각자 비밀과 거짓, 살인의 동기를 품고 있다. 누군가가 죽은 채로 발견되는 순간, 모두가 용의자가 된다.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라이언 존슨 감독이 전편에 이어 또다시 각본과 연출을 맡은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 블랑 역으로 돌아온 다니엘 크레이그를 필두로 에드워드 노튼, 자넬 모네, 캐스린 한, 레슬리 오덤 주니어, 제시카 헤닉, 매들린 클라인, 케이트 허드슨, 데이브 바티스타 등 전편 못지않은 초호화 출연진이 총출동했다.
평점
6.3 (2022.12.23 개봉)
감독
라이언 존슨
출연
다니엘 크레이그, 에드워드 노튼, 자넬 모네, 캐서린 한, 레슬리 오덤 주니어, 제시카 헨윅, 매들린 클라인, 케이트 허드슨, 데이브 바티스타, 노아 세건, 재키 호프만, 달라스 로버츠, 에단 호크, 휴 그랜트, 스티븐 손드하임, 나타샤 리온, 카림 압둘-자바, 세리나 윌리엄스, 요요마, 조셉 고든 레빗, 댄 카리톤, 에디 고로데츠키, 모모 피쿠리치, 안젤라 랜즈베리
영화 글라스어니언(글래스어니언)에 나오는 유리건축물

 주인공중 한명인 여배우 ‘버디’의 대사가 의미심장합니다. 이 영화의 핵심 메시지를 잘 전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필터없이 보이는 대로 말해 버려요~” 버디가 말한다.
 “저는 진실만 말해요. 어떤 사람들은 못 받아 들이죠” 
탐정이 이말에 조용히 받아친다.  “생각 없이 말하는 걸 진실로 착각하는 건, 위험한 일입니다. 그렇지 않나요?” 탐정은 ‘앤디’와 ‘마일스’ 간의 재판에서 버디가 위증을 했단 걸 알고 있기에 이렇게 말했던 겁니다.
 

글래스어니언 주인공중 한명인 여배우 ‘버디’

 

한편 앤디는 마일스를 몰락시킬 결정적인 증거(아이디어를 적은 냅킨)를 찾았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된 마일스가 앤디를 살해했습니다.  탐정과 앤디의 여동생 헬렌은 앤디가 죽었다는 사실을 숨깁니다. 그리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마일스의 외딴섬 파티에 참석합니다. 여섯명의 초대받은 친구들과 초대받지 않은 앤디(헬렌이 언니 인척 위장)와 탐정!

  앤디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된 듀크는 그 날 마일스가 앤디를 살해했단걸 깨달았습니다. 앤디의 집으로 오토바이를 몰고 가다가 마일스의 포르쉐와 부딪힐 뻔 했기 때문입니다. 듀크는 마일스를 협박하고 마일스는 자신을 협박한 듀크를 죽입니다. 그리고 앤디 인척 연기하고 있는 헬렌도 살해하려 합니다. 

 너무나 뻔한 살인사건의 동기와 기회. 영화는 헬렌이 주인공들을 염탐하는 과정과 탐정의 추리를 통해서 마일스의 살인과정을 하나씩 보여줍니다. 사실, 이 모든 게 주인공들 눈앞에서 벌어졌던 사건이었으나 누구도 깨닫지 못했습니다. 
 
 모두가 진실을 알게됩니다, 마일스가 앤디를 죽이고 증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헬렌은 마일스의 집에서 증거를 찾아냈습니다. 하지만 마일스는 교활하게도 그 증거를 모두 보는 앞에서 불태워 버립니다. 주인공들은 절망하고 누구도 헬렌의 편에 서지 않습니다. 마일스에 빌붙어야 하는 주인공들은 또 한번 진실을 외면합니다.
글래스어니언 주인공 마일스

 영화의 결말, 헬렌의 마지막 투혼으로 마일스의 건물에 불을 내는 데 성공합니다. 유리로 만들어진 루프탑이 폭발하고 그안에 주차해 있던 포르쉐가 바닥에 곤두박질 합니다. 마일스의 모든 것이 무너졌습니다(특히, 진품 모나리자가 타버리는 과정이 재미있었습니다)  마일스의 영향력, 권위가 땅에 떨어지자, 제일 먼저 여배우 ‘버디’ 가 얘기합니다. “마일스가 그 넵킨을 불태우는 걸 봤어!” “마일스가 듀크의 총을 빼낸것을 본거 같다”  다른 주인공들도 모두 버디의 말에 동조하고 맞짱구를 칩니다. 

글래스어니언 주인공 마일스, 진실을 말하기 시작하다

이제 주인공들은 본인이 본것 그대로를 말합니다. 

 왜, 감독은 제목을  “글라스 어니언(글래스어니언)” 이라고 했을 까요?  글라스 어니언은 은유적인 표현입니다. 유리로 만든 양파!  양파는 보통 까도 까도 속이 모르는 사람이나 상황을 뜻합니다. 하지만, 양파 껍질이 유리로 되어 있다면? 당연이 한눈에 속을 볼수 있습니다. 

 우리는 가끔  ‘아주 뻔한 진실’을 보고 있지만 때로 진실을 외면합니다. 주인공들이 마지막 순간에 말을 바꾼것은 그편이 본인의 이익에 부합되기 때문입니다. 진실을 외면하지 않으려는 게 아닙니다. 

 영화 <글라스 어니언, 글래스어니언> 속에 들어 있는건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요? 뻔히 보이는 진실을 외면하는 인간의 본성!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