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리뷰

우리는 모두 "무심한 듯 씩씩하게" 가야 한다.

by 인생건축가 이동건 2023. 6. 23.

 

무심한 듯 씩씩하게
느리고 흐물흐물하지만 덕분에 절대로 부러지지 않는, 무심한 듯 씩씩하게 살아온 김필영 씨의 삶과 결혼 이야기. 백 명의 사람에겐 백 가지의 사정이 있듯, 김필영 씨에게도 자신만의 사연이 있다. 휴대폰 가게와 성형외과와 아파트 분양 사무실에서 일했을 때도, 경찰 공무원 수험생으로 3년을 보내고 낙방했을 때도, 만난 지 두 달이 안 된 남자와 결혼하고 두 아이를 낳은 후에도, 필영의 삶은 오롯이 그 자신의 이야기만으로 채워졌다. 에세이가 범람하는 이 시대에도 그의 이야기는 선명한 개성을 갖고 있다. 대부분의 독자가 만나 보지 못했을 풍경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많은 독자가 ‘닮고 싶은’ 삶을 사는 롤 모델이 등장하지 않는다. 똑똑하고 당찬 사람도 없고, 상처 입은 자기 자신을 오래도록 위로하는 섬세한 영혼도 없다. 대신에 실패로 물든 시간 속을 무심히 거닐던 사람이 마주했던 독특한 광경들이 독립영화의 한 장면처럼 펼쳐진다.
저자
김필영
출판
을유문화사
출판일
2021.11.30

김필영 작가, [무심한 듯 씩씩하게] 서평
세바시 글쓰기 전공모임에서 ‘김필영’작가를 처음 보았다. ‘무심한듯 씩씩하게’의 저자를 직접 만나보니 ‘씩씩하게’는 맞는 데, 전혀 ‘무심하지’ 않았다. 글쓰기 클럽 회원 각자의 말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고 의견을 주었다. 필영 작가님은 어떤 스토리를 가지고 있을 지 궁금해졌다. 서평단을 모집한다는 정보를 듣고 바로 신청을 했다.
 
 
드디어, 김필영 작가의 책 “무심한 듯 씩씩하게(을유문화사)”를 받았다! 아담한 사이즈에 중간중간 끼워 넣은 그림이 예뻤다. ‘어! 표지색이 분홍이네.. 학생시절 유행했던 로맨스 소설 느낌이 나는데…’ <1장. 어제의 필영> 몇 꼭지의 글을 읽었다.
 
서평 참가를 괜히 했나 싶었다. 젊은 여성의 감성적인 문장에 당황했다고 할까? 내가 제대로 공감하면서 서평을 쓸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앞선다. ‘여성작가의 섬세한 감정선을 내가 잘 따라갈 수 있을까?’ ‘1장까지만이라도 일단 쭉 읽어보자!’


 

&amp;copy; shootdelicious, 출처 Unsplash

필영작가의 문장은 쉽고 부드럽다. 술술 읽힌다. 목넘김이 좋은 소주가 생각난다 (글속에 술얘기가 많이 나온다!) 나는 주인공 김필영이 나오는 드라마를 보고 있는 듯 했다. 그만큼 끝까지 읽게 만드는 몰입이 좋은 책이다.

‘실수전문가’ 김필영씨는 자주 자책을 한다. 작가는 당시의 생각과 감정을 꾸미지 않는다. “어제 갔었던 술자리에서는 그다지 건진 게 없다” 이 부분을 읽을 때 즈음, 나는 20년전 나역시 똑같은 넋두리를 했었다는 걸 갑자기 깨달았다.

나는 작가의 감정선을 잘 따라갈 수 있었다. 작가는 과하게 수려한 문장으로 독자의 감정을 흐뜨러트리지 않는다. 작가의 호흡에 따라 독자를 끌어들이는 필력이 돋보인다.

나는 어느새 시나리오 속으로 들어가 있었다. 손재주도 없고, 눈치도 없고, 제빠르지도 못한 청년이었다. 필영작가가 얘기하는 나무늘보처럼 가는 사람이었다. 결코, 다람쥐처럼 날쌔게 뛰어 가지 못했다. 나도 그런거에 자주 마음을 썼다.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고 나는 못가진 것들을…

“무심한듯” 이란 마음에 힘을 뺀다는 뜻이 아닐까? 운동을 배울 때, 처음에는 온몸에 잔뜩 힘이 들어간다. 연습을 할 수록 힘을 빼는 부분과 힘을 써야 할 때, 쓰는 법을 배운다. 우리는 평생동안 마음의 힘을 조절하는 법을 배운다. 세상에 마음 쓸일이 얼마나 많은가?


&amp;copy; blankita_ua, 출처 Pixabay

<2장. 오늘의 필영> 결혼 후 주인공의 감정선이 안정적이다. 역시 결혼은 인생의 가장 중요한 이벤트다. 그리고, 아이 이야기는 언제나 재미있다. 육아에 정답은 없다. 각자 상황에 따라 ‘실수’하면서 해내는 게 ‘성공’ 이다.

“항상 스웨터를 입었는 데, 어느새 그 스웨터가 어디있는지 기억조차 못한다”
“그때의 취향이 낯설어 졌다”
“언제부터 이렇게 다른 사람이 된 걸까?”

가족에 마음을 쓰고 육아에 온힘을 쓰는 사이, 결혼전의 필영은 어느덧 사라버렸다. 그렇게 결혼과 육아는 필영을 완전히 ‘새로운 땅’으로 인도한다. 누군가와 같이 산다는 건, 가족끼리 마음을 쓰고 함께 감정을 공유해야 한다는 것. 이제 더이상 혼자가 아니다!

작가는“나는 울보가 되고 나서 씩씩해졌다” 고 선언한다.
“과거의 나도 현재의 나도 필영이다. 아마도 내일은…” 필영의 내일은 조금씩 새롭다.

다음 작품은 소설이었으면 한다. 분명 작가의 감성을 잘 살릴만한 주인공이 등장할거다. 새로운 땅으로 이주한 새로운 필영의 이야기가 기대된다. 그 이야기에 어울릴 만한 곡을 추천한다. 만일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면 배경음악으로 쓰이면 좋겠다.
 
서영은의 [혼자가 아닌 나] , 임상아가 부른 [뮤지컬]

혼자가 아닌 나 (Pop Ver.)
아티스트
서영은
앨범
눈사람 OST
발매일
1970.01.01

 

뮤지컬
아티스트
임상아
앨범
뮤지컬
발매일
1970.01.01

 

끝.

* 이 글은 꿈을 찾는 사람들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을유문화사 김필영작가 무심한듯씩씩하게